침례 요한-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외치는 자의 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사 40:3)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광야에서가 아니면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이 세상은 영적 흑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상은 물론 하나님의 진리의 빛을 세상에 전하기 위하여 선민으로 택함을 받은 유대 국가까지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그리고 하나님을 오해하는 어두운 구름이 짙게 덮여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하늘의 왕 하나님의 아드님께서 몸소 육신을 쓰시고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아버지의 참모습과 성품을 드러내시고 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때였다. 옛날에는 왕이 오기 전에 먼저 대사를 파견하였다. 대사는 왕이 행차하는 길이 평탄하도록, 그리고 왕이 가기에 아무 어려움이 없도록 앞서 가서 길을 예비하는 일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보내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속 사업을 하게 하시기에 앞서, 대사를 보내셔서 세상을 깨우고 준비 작업을 하게 하셨다. 백성을 영적 암흑에서 깨우고 메시아의 사업을 받아들이게 하려고 택함을 받은 사람은 침례 요한이었다. 요한은 예수께서 그분의 사업에 착수하시기 전에, 예수의 초림을 선포하고 메시아의 구속 사업을 소개하며 백성을 준비시키기 위해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으로 왔다.
그 당시 유대의 형편
그 당시에는 수많은 제사장과 바리새인들, 그리고 율법사들과 관원들이 있었고, 마을마다 회당과 학교가 있어서 하나님의 율법과 말씀이 가르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표면상으로 철저해 보이는 종교 생활에 젖은 유대 나라였지만, 그 시대는 어느 때보다도 영적으로 타락하고 퇴보한 영적 어둠의 시대였다. 유대인들은 머리로 동의만 하면 의를 얻는 줄로 생각하였고, 종교와 신앙은 책의 겉표지나 장식품처럼 과시하는 문화에 불과했으며, 또한 귀중한 진리는 입으로만 회자되는 문자적인 것에 그쳤고, 인간의 유전과 전통으로 참된 하나님의 복음을 가린 채, 인간의 보잘것없는 행위와 의식과 의로써 구원을 얻으려는 헛된 시도만 하고 있던 때였다. 특히 인간이 만들어 놓은 유전에 대한 백성의 존경심과 타락한 제사장에 대한 그들의 맹목적 신앙을 통하여 백성은 형식적인 종교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유대인들은 경건함을 과시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가 되어,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대신, 인간의 칭찬을 갈구하고 종교를 통해 자신의 권력과 인정과 명예욕을 충족시키려고 하는 생활을 살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고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선민이라는 사실로 영적 교만에 빠져 있었으며, 빛을 전해주어야 할 이방인들을 경멸하고 장벽을 높게 쌓아 그들을 하나님의 지식과 말씀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있었다.
침례 요한의 복음
"그때에 침례 요한이 이르러 유대 광야에서 전파하여 가로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하였으니...요한이 많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침례 베푸는데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지 말라...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어 불에 던지우리라."(마 3:1, 7~10).
침례 요한의 복음은 회개하라는 복음이었다. 진리 자체이신 메시아가 오셔서 하늘 구원의 복음을 전하시고 사람들의 마음에 은혜의 왕국을 건설하기 전에,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준비시켜 그들이 참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마음 밭을 기경해 놓는 사명을 받은 것이었다. 침례 요한의 복음은 하나님의 백성을 흔들고 시험하는 진리였다. 그들은 예언된 메시아의 초림을 맞이하기 위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유대 백성은 메시아가 건설할 은혜의 왕국의 백성이 될 자격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예언을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선지서들과 율법을 가지고 있는 선택받은 백성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셔서 전할 참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캄캄한 영적 어둠에 사로잡혀 있었다. 누군가 그들의 마음과 사상을 덮고 있는 두꺼운 흑암의 구름을 벗기고 그들을 깨우고 각성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을 위해 침례 요한은 택함을 받았던 것이다.
그들은 회개하고 메시아로부터 이르러 올 구원과 심판을 위해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는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기를, "나는 너희로 회개케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요,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마 3:11,12)고 하였다. 구원과 심판이 세상에 곧 이르러 올 것이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혜의 왕국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건설하실 것이었다. 그리고 그 왕국에 참여하는 사람만이 이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할 사명을 받는 선택된 하나님의 참 제자가 될 것이었다.
다시 나타난 엘리야?
"이 요한은 약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마 3:4)
요한의 태도와 의복은 엘리야 선지자와 비슷하였다. 그는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국가적인 부패를 비난하고 널리 퍼진 죄들을 견책하였다. 그의 말은 직설적이고 날카로우며 또한 확신시키는 힘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그가 죽은 사람 가운데서 일어난 선지자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믿었다. 나라 전체가 들끓었고 많은 무리가 광야로 모여들었다. 요한은 메시아 의 강림을 전파하며 백성에게 회개하라고 외쳤다. 죄에서 정결함을 받는 상징으로서 그는 요단강 물에서 그들에게 침례를 베풀었다. 이처럼 그는 뜻깊은 실물 교훈을 통하여,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죄로 말미암아 더러워졌다는 것과 또한 마음과 생애의 정결함이 없이는 메시아의 왕국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미를 잘 전달하고 선언하였다.
유대 나라의 귀족, 랍비, 군인, 세리, 농부들이 이 선지자의 말을 듣기 위해 왔다. 한동안 하나님께로부터 온 그 엄숙한 경고는 그들을 놀라게 했고 많은 사람이 회개에 이르고 침례를 받았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요한이 선포한 왕국에 참여하기 위하여 침례 요한의 요구에 순복하였다. 서기관과 바리새인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이 와서 그들의 죄를 고백하고 침례 받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어떤 기회주의자들이 표면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을 볼 때에 요한은 통렬한 견책의 음성을 발했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장차 올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유대인들은 그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므로 하나님의 약속을 주장할 권리가 있으며, 구원은 자신들에게만 있는 특권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침례 요한은 그리스도의 초림을 위하여 길을 예비함으로, 주의 재림을 위하여 백성을 준비시킬 자들의 한 표상이 되었다. 요한은 마지막 때에 말세의 진노의 날과 예수의 재림을 선포하기 위하여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을 가지고 나타날 마지막 하나님의 남은 자손들을 대표했다.
메시아를 영접하고 그분의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켰다
침례 요한의 복음은 강력한 회개를 촉구하는 복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지 못한 자들을 치명적인 안전 속에 빠뜨리려고 평화의 복음을 주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분께서는 사람들을 회개시키시기 위하여 그 심령을 깨우는 날카로운 화살로 찌르신다. 침례 요한의 복음은 단호한 견책의 복음이었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어 불에 던지우리라."고 요한은 말하였다. 나무의 가치는 그 나무의 이름보다도 그 나무의 열매로 결정된다. 만일 열매가 무가치하다면 그 이름이 그 나무를 멸망에서 구할 수 없다. 구원은 그들의 품성과 생애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라고 요한은 선언하였다. 믿음을 고백하는 것만으로는 무가치하였다. 그들의 생애와 품성이 하나님의 율법과 조화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다.
철저한 회개를 요구한 침례 요한의 복음은 메시아 구속 사업을 위한 사전작업이었다. 사람들이 침례 요한의 복음을 듣고 마음 밭이 준비되어, 메시아가 나타날 때에 그분과 그 구원의 복음을 알아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구원을 받도록, 또한 유대 나라에 임박한 심판을 피하고, 예수께서 선포할 은혜의 왕국의 일원이 되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백성이 생겨나도록 준비시키는 복음이었던 것이다. 요한의 복음은 사람들을 시험하였다. 사람들이 그의 복음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회개하여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을 생애에 드러내므로 하나님의 백성의 자격을 갖추든지, 아니면 그의 복음을 거절하고 그대로 죄악에 빠져 살므로 멸망을 받게 되든 지를 결정하게 하는 시험의 복음이었다. 침례 요한의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예수께서 그분의 사역을 시작하시고 복음을 선포하실 때에, 모두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말씀을 따랐다. 그러므로 침례 요한의 복음은 메시아를 영접할 백성, 하나님의 복음 왕국의 진정한 대표자들이 될 사람들을 골라내는 시험하는 진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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