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갱조개 풀죽
저의 모친께서 결혼하시기 전 어느 해 봄에 동네 집집마다 식량이 다 떨어져서 저의 동네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들에 나가서 먹을 수 있는 풀들을 뜯어다가 그것과 몰상개 고개 너머 섬진강 끝자락에서 갱조개(재첩)를 잡아와서 말린 것을 함께 죽처럼 끓여서 배를 채웠다고 합니다.
저의 외가에서도 곡식이 다 떨어져서 다른 동네에 가서 보리를 두가마니 사다가 곳간에 들여놓고 밥을 지어먹는데 이 소식을 들은 동네의 가난한 사람들이 보리를 꾸려 왔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 저의 외조부께서 저의 모친께 그 가난한 분들에게 큰 바가지로 보리를 한 바가지씩 퍼 주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했더니 저의 외조모께서 "보리가 날 때까지 우리가 먹을 것도 부족한데 왜 다 퍼 주느냐?"라고 저의 모친께 말씀하시니 저의 외조부께서 "우리도 저들과 같이 죽을 끓여 먹으면 되지 않겠소?"라고 대답하셔서 보리를 나누어 주고 저의 외가에서도 많은 식구들이 동네의 가난한 사람들처럼 갱조개와 풀을 넣고 끓인 죽을 보리를 추수할 때까지 먹었답니다.
아마도 그렇게 삶을 통해서 실물교육을 받은 저의 모친이라서 저의 집으로 시집을 와서도 동냥을 오는 사람들이나 동네의 다른 집에 오신 손님들이 잘 곳이 없으면(다른 집들은 거의 오두막집들이었으므로) 저의 집으로 오도록 해서 먹이시고 재우시는 모습을 저의 형제자매들은 흔히 보았지요. 그래서 저희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야 되는 것으로 알게 되었고 남을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인류는 아담과 하봐로부터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함께 물려받았으므로 너와 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인류의 조상으로부터 출생한 모든 인류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포괄적으로 생각하면 네가 곧 나이고 내가 곧 너이기에 이 세상에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할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아끼고 사랑해야만 되는 또 다른 나 자신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 모두 작은 나를 볼 것이 아니라 눈을 크게 뜨고 큰(우주적인) 나를 보는 안목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이러한 생각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대할 때 서로 사랑할 수 있게 되어 서로 사랑하는 우리가 모여 사는 그곳이 곧 천국이 될 것입니다. 성경과 천국에는 딱 한 가지 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법"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포괄적이어서 이해가 어려울까요? 그러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볼까요.
그것은 바로 "십계명-Ten Commandments. The Decalogue"입니다. 십계명을 보면 전반부 곧 제1계명부터 제4계명까지는 온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우리 인류의 아버지 되시는 야붸 하나님께 대한 피조물과 자식이 해야 할 사랑의 도리이며 후반부 제5계명부터 마지막 제10계명까지는 그 한 아버지 안에서 형제자매 된 이웃들에게 해야 할 사랑의 도리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랑의 법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곳은 천국이 되는 것이지요. 자, 이제 우리 다함께 이 뒤죽박죽 된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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